야간관광을 공부하다 보면, 낮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밤이 되면 선명해지는 순간을 자주 만난다. 네온사인 아래 드러난 건물의 골격, 가로등 불빛에 길게 늘어진 그림자, 그리고 어둠 속에서 더 또렷해지는 사람들의 목소리. 나는 이런 순간들이 좋다. 하지만 최근에는, 어둠이 단순히 도시의 미관만 바꾸는 게 아니라, 사회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도 한다는 걸 깨달았다.

얼마 전, 한 재판에서 변호사가 출석하지 않아 유족들이 분통을 터뜨렸다는 기사를 읽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학폭 재판에 나타나지 않은 변호사가 유족에게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고 한다. 재판을 앞둔 사람들에게 변호사는 한 줄기 빛과 같다. 그런데 그 빛이 꺼져버리면, 남은 건 깜깜한 절망뿐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야간관광 중 길을 잃었을 때의 당혹감이 떠올랐다. 지도를 봐도 방향을 알 수 없고, 주변의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지는 그 순간. 하지만 그때는 그래도 지나가는 행인에게 물어볼 수라도 있지, 재판을 앞둔 이들에게는 물어볼 곳조차 없을 테니.
사실 이런 일은 비단 법조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얼마 전 한 지인은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법률 검토를 받으려다가, 변호사 사무실에서 몇 주째 답을 받지 못해 애를 먹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촉박한데도 연락이 되지 않아 결국 다른 전문가를 찾아야 했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길, 상담을 받는 내내 ‘혼자 어두운 골목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전문가의 부재는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당사자에게 큰 불안과 불신을 남긴다. 특히 법률처럼 복잡하고 중요한 문제일수록,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
이런 일을 겪으며 드는 생각은, 우리 사회가 ‘어둠’을 대하는 방식이 조금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밤의 도시를 탐험할 때 우리는 안전을 위해 기본적인 준비를 한다. 배터리를 충전하고, 비상연락망을 확인하고, 가능하면 혼자 다니지 않는다. 그런데 왜 법률 문제에서는 이렇게 무방비로 내몰리는 걸까. 물론 모든 변호사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한 사람의 실수가 공공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은 분명하다. 변호사는 의뢰인의 인생이 걸린 문제를 다루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책임감 없이 행동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의뢰인에게 돌아간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사회 전체의 법조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정의를 수호해야 할 검사들의 행동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화영 재판에서 집단퇴정을 한 검사 2명이 징계를 받았다는 소식이었다. 연합뉴스 기사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법조계의 경계가 무너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나는 이 기사를 읽으며, 야간관광 중 우연히 마주친 통금 시간의 고요함을 떠올렸다. 모든 것이 멈춘 듯하지만, 그 침묵 속에서 더 큰 긴장이 감도는 순간. 법정도 그런 곳이 아닐까. 조용하지만, 그 안에서 오가는 말 한마디에 운명이 갈리는.
법정은 단순히 판결을 내리는 곳이 아니라, 사회의 공정성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그런데 그곳에서조차 권위와 신뢰가 무너진다면, 우리는 어디서 정의를 기대할 수 있을까. 검사들은 국가를 대표하여 기소를 결정하고, 공소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들이 법정을 떠나는 행동은 마치 경비를 서야 할 사람이 자리를 이탈하는 것과 같다. 밤의 도시에서 경비원이 사라지면, 우리는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법정에서 검사들이 사라지면, 그 공백은 당사자들에게 큰 혼란을 안긴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단순히 뉴스를 비판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나는 ‘신뢰’라는 것이 얼마나 쉽게 무너지고, 또 회복하기 어려운지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었다. 밤의 도시에서도 우리는 낯선 사람과 함께 걷기도 하고, 가게 주인과 짧은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그 안에는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가 깔려 있다. 그런데 법조계처럼 사회의 근간을 지탱하는 곳에서 신뢰가 흔들리면, 우리는 무엇을 믿고 살아야 할까.
야간관광을 하다 보면, 현지인들이 추천해 준 작은 식당이나 골목이 가장 기억에 남을 때가 많다. 그들은 단순히 길을 알려주는 것을 넘어,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을 위해 진심으로 도와준다. 그런 경험을 통해 나는 신뢰의 힘을 실감한다. 반대로, 한 번 배신당한 경험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실제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 이상이 법조계에 대한 신뢰가 낮아졌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런 수치는 단순히 불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위기를 반영한다. 신뢰는 한순간에 무너지지만, 회복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나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소 단순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어떤 분야에서든 ‘전문성’이라는 것은 단순히 지식의 깊이가 아니라, 그 지식을 책임감 있게 사용하는 태도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길을 안내하는 이가 길을 모르거나, 불빛을 켜야 할 사람이 불을 끄고 도망친다면, 그 길을 가는 사람들은 영영 어둠 속을 헤매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상황에서 조언을 구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치 야간관광을 갈 때 믿을 만한 가이드를 찾는 것처럼, 법률 문제에서도 믿을 수 있는 전문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이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전문 자문이 필요하다면 이혼변호사 같은 곳을 참고하면 좋다. 물론 이는 내가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분야라 조심스럽지만, 최소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어쩌면 이 모든 이야기가 ‘야간관광’이라는 내 주제와는 동떨어져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밤이라는 시간은 단지 도시의 불빛을 감상하는 시간이 아니라, 낮에 감춰졌던 문제들이 드러나는 시간이기도 하다. 어두운 골목길에서 우리는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는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우리가 무엇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혹시 지금 어두운 길 위에 서 있다면,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잠시 멈춰 주변을 살피고, 때로는 전문가의 손길을 빌리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둠 속에서도 희미하게나마 빛을 찾는 힘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